한의학계소식
한약재 이력추적관리 법안 국회 통과 눈 앞 | ||||
법 시행 전 선결과제 점검·해결해 원래 취지 살려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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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의 안전성, 유통의 투명성, 국민의 알 권리 충족 등의 이유로 추진되고 있는 ‘한약재 및 한약 이력추적관리에 관한 법률안’ 통과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이 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보다는 부정적인 해석들이 부각되고 있다.
한약재 이력추적관리제도는 한약재의 생산·수입, 한약의 제조·판매 및 약국과 의료기관의 입고단계까지 각 단계별 정보를 등록하도록 하여 한약재 또는 한약의 안전성 등에 문제가 발생할 때 즉시 원인규명 및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력추적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관리하기 위하여 유통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단 한의협은 한약의 안전성 확보나 대국민 신뢰도 향상 차원에서는 당연히 이력추적제가 시행되어야 하지만, 정부는 이 법 시행과 관련, 한약재 공급과 가격상승에 대한 확실한 대비책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지난 9일 열린 한의협 전국이사회에서는 이력추적제도 관련 법률안 제정시 한약의 안전성 담보 및 한약가의 상승 등 회원들이 우려하고 있거나 지적하는 부분들의 세부적인 개선책을 철저히 수립, 추진하기로 했다.
한의계를 제외한 모든 관련 단체들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단체와 다른 견해이지만 복지부 내에서도 이 법안에 대해 일관된 주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복지부는 한약이력추적관리제 도입 목적을 한약 유통체계 개선에 두었지만, 법안이 상정되면서 점차 확대·강화되는 안으로 변경되었다.
한의계 내부적으로도 개원가 중심으로 이력추적제 시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력추적관리 대상품목의 확대 적용과 이로 인한 한약재의 수급불균형 현상을 초래해 한의사가 한약재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법률안 제6조(이력추적관리 대상품목)에는 ①국내에서 생산되는 한약재로서 소비량이 보건복지부령(시행규칙)으로 정하는 기준 이상에 해당하는 한약재 ②처방·조제에 사용되는 빈도가 높거나 소비량이 많은 한약재 또는 한약 ③중독 우려 또는 남용 가능성이 있는 한약재 또는 한약 ④그 밖에 위해물질 검출 가능성이 있는 등 이력추적관리가 필요한 한약재 또는 한약 등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한약재 또는 한약 중에서 대통령령(시행령)으로 정하는 것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 한의협 김경호 약무이사는 “최초 법률안 발의시 이력추적관리 대상품목은 5개 품목 정도였는데, 복지부 수정안을 거치면서 위와 같이 대폭 증가했다”고 전하고, “이 중 특히 한약재의 안전성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항상 등장하는 ‘한약재 중금속 기준’과 관련, 이의 개선이 선행되지 않은 이력추적제는 한약재의 공급이 아예 차단될 가능성이 농후해 한방의료기관에는 커다란 타격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약재의 중금속 기준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식품에 비해 비현실적 기준이 적용돼 있다는 지적과 학술적인 근거까지 수차례 제기돼 왔고 정부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단체의 반대로 인해 이 기준은 시정이 되지 않고 있다.
또한 토양 자체가 농약이나 외부적인 요인으로 오염되지 않고 자연 상태로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생육기간이 긴 한약재 일수록 중금속 농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약재의 특성상 생육기간이 길어야 효능이 더 좋은 약재들이 있는데, 현재의 중금속 기준치를 무조건적으로 적용한다면 오히려 효능이 좋은 한약재들은 퇴출되고, 효능이 떨어지는 약재들을 사용하게 돼 한약의 치료효과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시기별, 지역별, 생육기간별로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세워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한약 이력추적제도 시행에 앞서 ▲한약재 자체에 대한 효능 및 안전성 연구 ▲중금속·농약기준 현실화 ▲우수 한약재 판정 기준 마련 ▲충분한 의약품용 한약재 재배 보장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할 입법조치 등의 선결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약이력추적제도 외에도 제2차 한의약 육성발전계획에는 한약(재) 품질관리체계 선진화를 위해 △최종소비처 한약(재) 원산지표시제 도입 △국산한약재 직거래 추진 △수급조절제도 개선 △한약 품질규격 기준 및 과학적 평가법 개발 △우수한약재 제조(GMP)·유통관리제도(GSP) 활성화 등을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한의계는 이에 대한 관심과 준비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편, ‘한약재 및 한약 이력추적관리에 관한 법률안(대안)’은 현재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 올라가 있으며, 가결시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되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하게 된다. 그리고 이 법은 공포 1년 후에 시행하게 돼 있다.
법 시행에 앞서 1년 동안 시행령(대통령령)과 시행규칙(보건복지부령)이 만들어지게 되고, 1개월의 입법예고기간을 두어 관련단체 및 국민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예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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